Digital Terraforming( 디지털 테라포밍)

  Terraforming(테라포밍)이란 용어를 들어보셨나요? Terraforming(테라포밍)은 지구가 아닌 우주의 다른 행성을 지구와 비슷한 환경으로 바꾸어 인간이 살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의미합니다. 요즘 핫이슈인 메타버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면 테라포밍과 매우 비슷합니다. 메타버스에서는 디지털 공간에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. 그 과정을 인류학적 관점에서 짧게 살펴보겠습니다.

 

  21세기 인간을 대표하는 표현은 호모 사피엔스입니다. 생각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입니다.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등장한 시기는 7~20만년 전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. 초기의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에 머물면서 큰 발전이 없었으나 3만년 전인 빙하기 말기에 돌을 이용한 여러 가지 도구 제작 및 집단 생활을 하기 시작하며 비약적인 발전을 합니다. 호모 사피엔스의 비약적인 발전의 배경에는 인간의 생각하는 능력이 있습니다. '어떻게 하면 사냥감을 더 많이 잡을 수 있을까?', '각종 외부 위협으로부터 집단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?' 등과 같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그 결과를 언어로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종인 먹이 피라미드의 최상위 층으로 올라서게 됩니다. 현대 교육의 큰 클은 바로 이런 호모 사피엔스적 사고력을 키우는데 있습니다.

호모 파베르

  19세기 초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인류를 지칭하는 새로운 단어가 등장합니다. 도구를 만들고 활용하는 인간인 '호모 파베르'입니다. 호모 사피엔스가 없던 것을 상상하고 그 상상을 집단에 공유하는데 집중했다면, 호모 파베르는 상상의 결과를 눈에 보이는 도구로 만들어 냅니다. 그리고 그 도구를 활용하여 다양한 재화를 더 빨리, 싸게 많이 만드는데 집중합니다. 19세기 이전까지 아프리카, 남미, 북미, 유럽 지역의 각 국가별 GDP 증가율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. 그러나 호모 파베르적 접근으로 다양한 산업화 도구의 제작과 활용에 집중한 미국, 서유럽의 GDP 증가율은 다른 지역 국가들을 압도하며 가파르게 증가했습니다. 전화, 전구, 비행기, 반도체, 인터넷, 광섬유 등 현대 문명을 대표하는 것들은 모두 그런 과정에서 만들어졌습니다.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했던 20만년 전부터 현재까지 인류 역사를 1미터 정도의 그래프로 요약한다면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도구, 기술들은 마지막 1밀리미터 안에 그려지는 셈입니다.